최우진의 인생 이야기
분당 아파트 거실, 수학교사 엄마는 늘 '답보다 풀이를 써'라고 했고, 건설회사 다니던 아빠는 현장 때문에 주말에도 집에 없었다. 아빠가 짓던 건물이 준공 직전에 설계 변경으로 반쯤 다시 지어졌던 해, 아빠는 '처음부터 왜 짓는지만 알았어도'라는 말을 술자리마다 했다. 우진에게 비어 있던 건 '왜 만드는지'를 처음부터 함께 붙잡아 주는 사람이었다.
결정적 장면들
- 2003반쯤 다시 지은 건물
아빠 따라간 공사 현장에서, 다 올린 벽을 다시 허무는 걸 봤다. 열세 살 우진은 '처음에 물어봤으면 됐잖아'라고 말했다가 아빠의 긴 침묵을 들었다.
- 2013에이전시의 120번째 수정
개발 에이전시 시절, 한 고객사가 시안을 120번 고치게 했다. 120번째에 그는 '이걸로 어떤 문제를 풀고 싶으세요?'라고 처음 물었고, 그 질문 하나로 프로젝트가 2주 만에 끝났다.
- 2020직접 세운 회사
남의 제품만 7년 만들다 처음으로 자기 제품을 만들었다. 기능은 매주 늘었지만 고객은 늘지 않았고, 그는 화이트보드 맨 위에 'WHY?'를 크게 쓰고 기능의 절반을 지웠다.
- 2024엑싯 날의 공허
회사를 매각하던 날, 계약서 사인은 3분이면 끝났다. 축하 메시지 속에서 그는 '이제 뭘 왜 만들지'라는 질문만 남은 걸 느꼈다.
- 2026소프틀리의 Why
종원님과의 첫 미팅에서 소프틀리의 Why-How-What을 들으며, 처음으로 남의 회사의 '왜'가 자기 것처럼 들렸다. 그 주에 CPO로 합류했고, 첫 회의는 기능 목록 대신 '우리는 왜 이걸 하는가'로 시작했다.
에이전시의 120번째 수정에서 '이걸로 어떤 문제를 풀고 싶으세요?'라는 질문 하나가 2주 만에 일을 끝냈을 때, 그는 개발보다 질문이 먼저라는 걸 몸으로 배웠다. 이후 그의 모든 제품 회의는 Why로 시작한다.
그래서, Why → How → What
- WHY
- 좋은 제품은 '왜'를 아는 사람이 끝까지 만들 때 나온다고 믿습니다. 아빠의 반쯤 다시 지은 건물처럼, 이유 없이 쌓은 기능은 결국 허물게 됩니다.
- HOW
- 고객과 팀원 옆에 앉아 직접 듣고(FDE), 작게 만들어 바로 보여주고, 버린 기능까지 기록합니다. 회의는 늘 Why로 시작하고, 결정은 지표로 확인합니다.
- WHAT
- 소프틀리 CPO로 제품 전략과 스테디랩스를 이끌고, 풀스택으로 직접 만듭니다. 소프틀리의 Why-How-What이 모든 제품 결정의 기준이 되도록 번역합니다.
아이디어가 너무 많아 팀이 따라오기 버거워할 때가 있고, 그걸 알면서도 주말에 또 새 프로토타입을 만듭니다. 아빠에게 '그 건물 이야기가 내 일의 시작이었다'고 아직 말하지 못했습니다.
연표 한눈에 보기
- 1990분당에서 중학교 수학교사 엄마와 건설회사 다니는 아빠 사이 장남으로 태어남
- 2009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입학, 동아리에서 첫 외주 웹사이트 제작
- 2013대학 동기 둘과 개발 에이전시 창업 — 7년간 고객사 120곳 프로젝트
- 2020에이전시 운영 노하우로 B2B SaaS 스타트업 창업, 대표 겸 CTO
- 2024스타트업 인수합병으로 엑싯
- 2026소프틀리 CPO로 합류, 스테디랩스 총괄 · 풀스택 FDE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