강도윤의 인생 이야기
도윤에게 비어 있던 건 ‘드러날 기회’였다. 노원 구청 공무원 부부의 외아들로 자란 집의 규칙은 ‘튀지 말고, 꾸준히’였다. 중학교 1학년 겨울 저녁, 아빠는 자신이 석 달 걸려 만든 민원 처리 개선안이 과장 이름으로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된장찌개 앞에서 담담히 했다. “원래 그런 거야.” 도윤은 그날, 좋은 것이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억울한 일이라고 생각했다.
결정적 장면들
- 2009된장찌개 앞의 ‘원래 그런 거야’
아빠의 개선안 이야기를 들은 다음 날, 도윤은 학교 컴퓨터실에서 아빠 이름으로 된 블로그를 몰래 만들고 개선안 요약을 올렸다. 조회수는 일주일 동안 11이었다. 그는 처음으로 ‘좋은 것’과 ‘알려지는 것’ 사이에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.
- 2015왕십리 떡볶이집 3만
한양대 정문 앞, 손님 없이 늘 국물만 졸이던 떡볶이집 사장님에게 도윤은 인스타 계정을 대신 해보겠다고 했다. 매일 오후 4시 국물이 끓는 10초 영상을 올리고, 해시태그 조합을 매주 하나씩 바꿨다. 여덟 달 뒤 팔로워가 3만을 넘었고, 사장님은 그에게 평생 무료 쿠폰을 손글씨로 써주었다.
- 2020버튼 색 하나
배달 앱 그로스팀 인턴 시절, 도윤은 주문 버튼 문구를 ‘주문하기’에서 ‘지금 주문하기’로 바꾸는 A/B 테스트를 제안했다. 다들 의미 없다고 했지만 전환율이 2.3% 올랐고, 그 실험 리포트 덕에 정규직 제안을 받았다. 그 리포트 맨 아래엔 작은 글씨로 ‘변수는 하나만 바꿨습니다’라고 적혀 있었다.
- 2023일주일에 1억
D2C 뷰티 브랜드에서 월 광고비 5억을 굴리던 도윤은, 감을 믿고 신규 소재 하나에 예산을 몰았다가 일주일 만에 1억을 태웠다. 새벽 3시 텅 빈 사무실 모니터 앞에서 그는 아빠의 ‘튀지 마라’를 처음으로 다르게 이해했다. 튀지 말라는 게 아니라, 한 번에 다 걸지 말라는 말이었다.
- 2026모르는 좋은 제품
소프틀리 제품들을 처음 써본 날, 도윤은 리뷰 평점은 높은데 검색량은 바닥인 제품 목록을 보며 웃었다. 왕십리 떡볶이집이 다시 생각났다. 그는 노트북에 첫 메모를 남겼다. ‘몰라서 안 팔리는 중. 실험 시작.’
2023년 1억을 태운 그 새벽, 도윤은 대시보드를 끄지 않고 캠페인 하나하나를 다시 쪼개 봤다. 감으로 한 큰 베팅이 지운 것도, 숫자로 쌓은 작은 실험이 남긴 것도 모두 거기 있었다. 그날 이후 그는 ‘드러나게 하는 일’을 한 방의 운이 아니라 매일 반복하는 실험으로 바꾸기로 했다.
그래서, Why → How → What
- WHY
- 좋은 제품이 몰라서 안 팔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. 아무도 몰라준 성실함이 얼마나 억울한지 식탁에서 배웠고, 그래서 좋은 것을 알리는 일도 운이 아니라 기술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.
- HOW
- 매일 아침 광고 플랫폼 숫자를 캠페인 단위로 열어보고, 실험은 가설 하나에 변수 하나만 바꿉니다. 매출을 말할 땐 총·순·실매출 정의와 부가세 기준을 같이 적어, 숫자가 사람마다 다르게 읽히지 않게 합니다. 큰 베팅 대신 작은 예산으로 먼저 확인하고, 이긴 것만 키웁니다.
- WHAT
- 소프틀리에서 도윤은 메타·구글·틱톡·네이버 SA/DA·카카오 광고를 매일 분석하고 퍼포먼스 캠페인을 굴립니다. 네이버 카페·블로그·지식인·스레드로 바이럴을 만들고, 텍스트·이미지·영상 소재까지 직접 뽑아 다음 실험으로 연결합니다.
숫자로 잴 수 없는 것을 믿는 데는 아직 서툴다. 은퇴를 앞둔 아빠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 건, 그에게 여전히 가설도 대조군도 없는 실험이다.
연표 한눈에 보기
- 1996서울 노원에서 공무원 부부의 외아들로 태어남
- 2015한양대 산업공학과 입학, 학교 앞 떡볶이집 인스타 계정 키워 팔로워 3만
- 2020배달 앱 스타트업 그로스팀 인턴 → 정규직
- 2023D2C 뷰티 브랜드 퍼포먼스 마케터, 월 광고비 5억 운영
- 2026소프틀리 그로스해커 합류

